수일간 명상을 훈련하고 있지만 아직 온갖 잡념은 끊이지 않고 떠오르고 있을 것이다. 명상이란 잡념이 없어야 하는 데 잡념은 끊이지 않아 골치가 아플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잡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명상을 하면 언제나 뒤 따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명상 중에 떠오르는 잡념을 어떻게든 없애겠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명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물론 높은 명상의 경지에 들어서면 잡념이 사라지고 무념무상의 세계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명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들이 욕심낼 수준은 아닌 것이다. 그보다는 잡념을 없애려 노력하기보다는 중리는 노력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숫자로 명상하기를 소개해 본다.
거꾸로 숫자 세기
바닥에 앉아 정신을 집중하려 노력해도 머릿속에 잡념이 계속 떠오른다. 잡념 하나를 떨치면 바로 뒤이어 또 다른 잡념이 떠오른다. 이런 식으로 잡념에 끌려 다니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잡념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럴 땐 숫자를 세보자. 앞에서 잡념이 떠 오를 때마다 잡념의 숫자를 세는 훈련을 했는데 이제는 잡념의 숫자를 세는 것이 아니라 숫자 자체만 세보는 것이다.
숫자 세기는 명상 초보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명상 훈련법이다. 숫자 세기는 숫자를 거꾸로 세는 것이다. 100부터 0까지 천천히 호흡에 맞추어 숫자를 거꾸로 세보는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마다 숫자를 하나씩 세어 본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동작까지가 숫자 하나다.
예를 아흔아홉이라는 숫자를 센다면 들어 숨을 들이마시면서 '아흔'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아홉'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0까지 거꾸로 숫자를 세어간다.
0부터 100까지 세면 일반적인 방향이기에 집중이 잘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100부터 0까지 거꾸로 숫자를 세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기에 숫자를 틀리지 않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어 있다.
머릿속으로 숫자 그리기
이렇게 숫자를 호흡에 맞추어 세본다. 여기서 더 나아가 숫자로 명상하기를 할 때 머릿속에 숫자를 그리는 것이다. 숨 쉬는 것에 맞추어 펜으로 글자를 쓰듯 눈앞의 허공에 숫자를 쓰는 것이다.
이 훈련을 집중해서 하는 사람들은 어느 수준이 되면 정말로 숫자가 눈앞에 보이게 된다고 한다. 숫자가 보이지 않아도 신경 쓰지 말고 거꾸로 숫자를 세는 데 집중한다. 처음엔 흐릿하게 느껴지지만 어느 수준이 되면 선명하게 숫자가 떠오른다고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잠시만 딴생각을 해도 숫자를 놓치곤 한다. 아차 하는 순간에 좀 전에 내가 몇까지 세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숫자를 제대로 세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한데 숫자 세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집중력이 자연히 생기게 된다.
숫자로 명상하기를 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숫자 세기를 할 때는 누워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는 숫자를 거꾸로 세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무리 정신이 말똥말똥해도 누워서 숫자를 거꾸로 세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숫자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대충 생각나는 대로 계속 이어서 해야 할까?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까? 답은 처음부터 다시 하기다. 그래야 숫자 세기에 집중하게 된다.
100부터 시작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80까지 내려가기도 힘들 것이다. 잡념이 치고 들어와 아주 잠깐 집중을 놓쳤는데 바로 숫자를 잊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물론 계속하다 보면 점점 숫자가 늘어간다. 통상 익숙한 사람들의 경우 40분 내외로 100에서 0까지 간다고 한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짧은 시간에 강력하게 하고 싶다면 3이나 7씩 건너뛰기도 좋다. 100, 97, 94, 91, 88... 이런 식이다.
그렇게 숫자를 세기 위해서는 더욱 큰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3이나 7의 배수로 숫자로 명상하기를 할 땐 집중이 더 잘 되고 잡념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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