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
명상을 한다고 정신을 집중하더라도 얼마 가지 않아 머릿속엔 온갖 잡념이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다시 정신을 한 곳으로 모아 명상을 하려 해도 결과는 같을 뿐이다.
명상은 이처럼 잡념과의 싸움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어떤 경우는 명상하는 내내 이러한 잡념과 사우다 끝나기도 한다. 이처럼 잡념이란 것은 명상을 방해하는 주요 요소이지만 사실 잡념이란 것은 명상 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작용이기도 하다. 때문에 잡념에 너무 매이지 말고 그냥 떠오로는 대로 자신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잡념도 뇌의 활동이다.
사람은 하루 종일 움직인다. 잠잘 때 빼고는 움직이며 산다. 움직이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데 그중에는 호흡을 통해서 다시 얻는 게 있다. 바로 산소다. 사람의 몸 안으로 들어온 산소는 70% 정도는 신체 활동에 쓰이고 나머지 30%는 뇌의 활동을 위해 쓰인다.
명상을 하면 이것이 깨진다. 움직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체는 잠을 자는 수면 상태와 비슷하게 된다. 그러나 뇌는 오히려 더욱 맑게 깨어 있게 되고 호흡은 매우 느려지고 깊게 된다.
결국 산소는 몸 안으로 더 많이 들어오는 데 산소의 소비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늘어난 여분의 산소는 뇌로 공급되는 것이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가 뇌로 공급이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것은 평소 산소가 미치지 못했던 뇌의 구석구석까지 산소가 공급된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려고 하면 온갖 잡념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잡념도 생각이다.
잡념도 일종의 생각이다. 평소의 생각과 다른 점은 평상시 잘 떠오르지 않던 조그만 일들까지도 떠오른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평상시엔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뇌의 깊숙한 구석에 있던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명상을 할 때 잡념이 떠오르는 것은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것은 뇌의 활동이 그만큼 왕성해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만큼 뇌가 깨어났다는 말이다.
훈련을 함에 따라 더 깊이 명상할수록 그동안 잠자던 뇌의 부분도 그만큼 더 많이 깨어나게 된다. 그래서 명상 중에 평소에는 떠오르지 않던 생각이나, 문제의 해결 방법, 창의적인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두뇌계발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명상을 하던 중에 풀지 못했던 문제를 풀었다거나 자기를 괴롭히던 문제의 해결 방법이 떠올랐다거나 하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잡념을 헤아리는 명상
그렇다고 잡념이 떠오르는 대로 무조건 가만 놔두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깊은 명상으로 나아가려면 결국엔 잡념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명상에 들어간다는 것은 잡념을 없애고 뇌를 참되게 쉬게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뇌기능이 궁극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이것이 명상을 하는 목적이다.
잡념을 없애는 방법
잡념을 없애는 방법은 잡념을 물리치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애쓰지 말고 잡념으로 잡념을 없애는 것이다. 잡념이 일어날 때마다 그 수를 헤아려 본다.
예를 드어 명상 중 누군가와 다툰 일이 생각났다고 해보자. 이것이 첫 번째 잡념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떨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 보지만 곧바로 이번엔 친구와 재미나게 놀던 기억이 또 떠오른다. 이것이 두 번째 잡념이다. 이렇게 명상 중에 일어나는 잡념의 수를 그것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씩 세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러니하게 잡념을 세는 데 집중하느라 역으로 잡념에 덜 빠지게 된다. 집중하지 않으면 몇까지 셌는지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집중한다는 것은 잡념에 빠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계속 수사를 세다 보면 결국엔 잡념은 사라지고 명상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