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무술, 어린 시절 무술에 관한 추억들

무술의 추억

고등학생 시절 한동안 무술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직접 배운거는 별로 없고 그저 막연한 무술에 대한 동경심이었다.

그중에서도 이소룡의 영향은 컸다. 이소룡이 지었다고 하는 절권도 책을 친구와 돌려 보며 손동작, 발동작을 열심히 연구하기도 했다. 정말 폼 하나는 거의 비슷하게 흉내를 내곤 했었다.

 

이소룡 절권도
이소룡의 절권도

 

그 무렵 무술에 대한 호기심에 시중에 있는 온갖 무술 책을 다 섭력했다. 가난하여 용돈도 없었지만 돈이 생기는대로 책방으로 달려가 무술 책을 구입하곤 했다.

 

경혈 무술

그중에 한 권이 '혈법, 일지선 무술'이라는 책이다. 당시는 어디 갈데도 없던 시대라 심심하면 친구를 만나거나 시내 책방에 가서 책 구경을 하곤 했었다. 어느 날 혼자서 책방에 가서 책 구경을 하는 데 서가 구석에 꽃힌 작은 책자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혈법, 일지선 무술'이었다.

 

그동안 보아 온 무술책들과는 뭔가 다른게 느껴져 꺼내어 살펴보니 구하기 어려운 책자였다. 주로 급소를 공격하는 불교 비전 혈법 무술이었다. 시중에 여러 종류의 무술 서적들이 있으나 급소를 공격하는 혈법 무술은 본 적이 없었다.

 

소장 가치가 충분하여 그 길로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를 졸라 돈을 타내어 다시 책방으로 달려갔다. 늦으면 누가 먼저 가져갈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가던 기억이 난다.

 

blob

 

혈법 무술은 상대의 급소를 공격하여 제압하는 무술이다. 이는 급소를 잡는 정확성과 어느 정도의 손가락 힘만 있으면 된다. 다른 무술처럼 여러 동작을 익힐 필요도, 그것을 익히기 위한 기나긴 시간 동안의 수련도 필요없다.

 

익히기만 한다면 여성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무술이고 힘 없는 사람이 힌센 사람을 물리칠 수 있는 말 그대로 호신 무술이다.

 

경혈 무술의 실전성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자기의 급소를 치거나 잡을 동안 상대가 가만 있겠는가? 말이 급소지 그 급소를 잡거나 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움직이는 상대의 급소를 어떻게 공격한단 말인가? 급소란 어느 한 지점인데 움직이는 상대의 어느 한점을 정확히 잡거나 치기란 쉽지 않다.

 

그거보다는 그냥 좀 더 넓은 부위를 손이나 발로 공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렇게 해도 타격하기가 쉽지 않은 데 하물려 급소를 노려서 상대를 제압한다는 것은 무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급소 무술이 좋은 것은 지압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급소란 강력하게 치거나 잡으면 급소이지만 적당한 힘으로 마사지해주면 지압이 되는 것이다.

 

급소를 많이 안다는 것은 그만큼 타인에게 지압을 해 줄 수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무술 영화에서는 무술 고수들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 지는 모르겠다. 이에 대한 실제 격투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적이 있다.

 

무술의 허상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중국의 오느 급소 무술의 대가라는 사람이 MMA 체육관 관장과 시합을 한 것이다. 그 관장은 쉬샤오동이라는 중국인으로 태극권과 영춘권등 중국 무술의 고수라는 사람들과 맞붙어 그들의 허상을 드러낸 사람이다. 급소무술가와의 시합에서도 여실히 급소 무술의 허상을 깨부수었다.

 

급소무술의 고수라는 사람은 급소 공격은 커녕 제대로 주먹 한번 뻗지를 못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한 끝에 심판이 경기를 중단 시켜버렸다. 전통 무술의 허상이 또 한번 드러난 경기었다.

 

그 경기만이 아니라 유튜브에는 중국의 전통 무술가들이 일반 격투기 체육관 사람들과 대결을 펼치는 영상이 여럿있다. 결과는 거의 대부분 일반 격투기 선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을 맺는다.

 

심지어 수십년을 수련했다고 하는 전통 무술의 자칭 대가라는 사람들이 격투기를 배운 지 몇개월 밖에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실컷 두들겨 맞는 장면이 넘친다.

 

무술이 효용성이 있으려면 실전성이 있어야 한다. 신체 건강과 정신의 안정을 위해서라면 무술보다 더 효과적인 수련이 얼마든지 있다. 신체건강을 위해서는 핼스장이나 아니면 집에서 줄넘기 또는 체조를 해도 무술 수련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의 안정이라면 명상 훈련원을 찾아가는 것이 더 낫다.

 

아무튼 내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담당했던 무술인데 이제는 그저 추억의 한 페이지로만 남아 있다. 그래도 그런 관심으로 약간이나마 도장을 다니며 운동한 덕분에 나이든 아직까지 크게 아프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자로 명상하기  (0) 2022.02.16
잡념에 대하여  (0) 2022.02.14
15분 호흡 명상  (0) 2022.02.09
걸림돌 제거 하기  (0) 2022.02.07
준비운동  (0) 202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