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훈련

명상을 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명상표나 기타의 물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것은 경험이 부족도 하거니와 아무것도 안 하고 한 가지에, 그것도 아무 변화도 없는 것에 정신을 붙잡아 두는 것 자체가 쉽지 안호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무언가 대상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 좋다. 가볍게 일상에서 집중 훈련을 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책 읽기

어렸을 때 책을 읽는 데 너무 재미있어서 책 읽기에 몰두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책을 열심히 읽다가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알아채지 못한 적이 몇 번 있다. 분명 귀로는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의 정신은 책 읽기에 몰두하고 있어 어머니가 나를 부른다고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평소 좋아하거나 재미있는 책을 펼쳐서 읽는다. 한 시간이나 30분으로 시간을 정해서 이 시간에는 오직 책만 읽는다 생각하고 책 읽기에만 전념을 다한다. 그렇게 읽다 보면 옆에서 누가 불러도 귀로는 들리지만 의식은 알아채지 못하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명상이라면 명상이다.

 

실제로 많은 종교인들이 경전을 읽거나 외울 때의 상태는 사실 명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명상은 meditation인데 우리말로 번역할 때는 명상 혹은 묵상이라고 한다.

 

묵상이라는 용어는 기독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성경 말씀을 깊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생각하며 깊게 생각에 잠기는 것이 곧 묵상이요 명상인 것이다.

 

불교의 수행자들은 명상을 하지만 기독교의 수행자들은 묵상을 한다. 그 효과는 사실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나에 집중하여 깊게 생각에 잠기는 것이나 마음을 비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나 서로 같은 것이다. 둘 다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정신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서를 하다 보면 집중하는 습관도 더욱 커질 것이다.

 

소리에 집중하기

이번엔 소리에 집중해 보자. 눈을 감고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렇게 조금 하다 보면 평상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무심코 지나치던 소리들이 들리는 것이다. 눈을 감아 시각을 닫고 조용히 앉아 움직이지 않아 다른 모든 감각을 닫은 채로 청각만을 예민하게 발동시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잠을 자기 전까지는 크고 작은 여러 소리들이 귀에 들어온다. 그러나 대부분 나와 상관이 없는 소리이고 또 나의 의식은 다른 데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리를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면 그런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리고 여러 소리가 들린다면 각각의 소리를 구별해 본다. 어머니의 말소리와 형의 말소리를 구별해 내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여 들어보도록 한다.

 

작은 소리라 또는 다른 소리와 섞여서 개별적으로 알아들을 수 없겠지만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하나씩 좀 더 선명하게 들리게 된다. 그러면 더욱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훈련은 방안에 조용히 앉아서 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면서도 할 수 있고 길을 걸으면서도 할 수 있다.

 

어거스트 러쉬라는 영화가 있었다. 부모를 잃은 어거스트 러쉬라는 어린 음악 천재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에 어거스트 러쉬가 길에 혼자 있는데 낯선 주변의 모든 것이 무섭게 느껴지는 장면이 있다. 길을 가며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 뒤엉켜 귀를 때리는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 소리, 갑자기 날아와 자신을 공격할 것 같은 새소리 등등...

 

그러나 잠시 뒤 소년은 주변의 그런 소음들에서 화음을 듣는다. 그런 소음이, 무질서한 자연의 소리가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되어 환상적이고 가슴 벅찬 화음으로 들리게 되는 장면이다. 참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유튜브를 찾아보았는데 그 장면은 없어서 다른 장면을 가져와 봤다.

 

 

이렇게 평소의 소음을 다른 음역대로 들을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아내의 잔소리가, 청소기의 소음이, 이웃들의 큰 목소리가, 아이들의 소곤소곤 노는 소리가 그 모든 소리들이 온전히 우리 귀에 들린다면 그건 소음이 아니라,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아름다운 화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소리에서 화음을 들을 수 있다면 아내의 잔소리가 더 듣고 싶어질 것이고, 이웃의 사울 듯한 퉁명한 말투가 고마워질 것이고, 길에서 지저분하게 똥을 싸는 비둘기의 구구 소리가 환상의 화음으로 들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인생은 얼마나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질 것인가?

소리에 민감해져 보자. 듣지 못한 소리를 듣고 인생의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두 가지 말고도 영화 집중하고 보기나 음악 집중하여 보기, 또는 예전의 수행자들이 썼던 연필 세우기 등등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긴 시간이 아니라도 이런 훈련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정신 집중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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